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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2016-Dec

코로나와 멧돼지열병

작성자: 주기자 조회 수: 237

1. 팩트

코로나 공중보건 위기가 한창인 지난 6월 중순 경 한 통의 청원서가 한인회 감사에게 접수됐습니다.
에드먼턴 한인회 정회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익명의 청원인은 '현 노년대학 학장인 브라이언김씨가 적법한 정회원 자격을 갖춘 후 학장에 선출되었는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만일 위법사항이 발견된다면 김씨의 한인회 회원자격을 박탈해 달라는 청원을 했습니다.

2017년 개정된 노년대학 회칙 5조에 의하면 60세 이상이 되어야 (정)회원이 될 수 있다고 되어있었고 이에 덧붙여 "40세 이상 60세 미만의 사람은 필요에 따라 주로 봉사 목적을 위하여 (준)회원이 될 수 있다" 라는 부가 설명이 되어있었습니다.
청원서는 "시중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그가 학장에 임명될 당시 그의 나의가 50대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라고 주장하며 이를 밝혀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이에 재정감사와 행정감사는 한인회장과 한인회이사장의 입회하에 한인회 서류를 열람하여 브라이언김의 생년월일이 기록된 공문을 어렵게 찾아내서 청원인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하였습니다. (브라이언김과 관련된 대부분의 서류는 폐기되었고 거의 유일하게 남은 서류였습니다.)

10여년 전 브라이언김의 한인회장 당선이 불법이었다는 논란이 있었을 당시, 그는 관례를 무시하고 한글회칙과 미묘한 차이가 있었던 영문회칙 조항을 근거로 회장 당선을 주장하였고 그 이후 한인회 분쟁이 있을 때마다 영문회칙을 흔들며 억지주장을 재연했던 전력이 있었기에, 한인회 감사들은 이번에도 혹시 영문회칙과 한글회칙이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결국 한인회 감사들은 브라이언김의 노년대학 학장 취임은 불법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이에대해 당사자를 통해 팩트체크를 하는 과정에서 교묘히 숨겨진 또 다른 조항이 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노년대학 회칙 9조3항에 의하면 '임원 후보 추천자의 자격'은 "(정)회원 또는 (준)회원으로 1년 이상 봉사한 자로 해당 임원직 업무를 잘 감당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사람"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브라이언김은 이 조항을 근거로 자신이 1년 이상 자원봉사를 했으므로 합법적으로 노년대학학장이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무슨 자원봉사를 했냐는 후속 질문에대해 그는 "노인들이 기력이 없어 대신 청소 봉사를 했다"고 답변을 했습니다.

2. 추가 의혹

하지만 그동안의 소문에 의하면 그는 자원봉사가 아닌 유급봉사를 해왔다는 의혹이 있었습니다. 임원 및 이사는 보수를 받을 수 없다는 조항(24조)이 있음에도 그는 교무처장과 함께 일정 강사료를 받고 회원들에게 카톡사용법 등을 강의해 왔다는 제보가 수차례 있었습니다. 본 의혹에 대해서는 노년대학 측의 공식적인 서면 또는 지면을 통한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3. 법치와 양아치

최근 세월호참사 국가책임세력들에 대한 항소심 판결에서 법원은 "이들이 불법을 저지른 것은 맞지만 개인적 사익을 얻은 바는 없으므로 무죄를 판결한다"며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었습니다. 결국 한국의 사법부는 불법성의 여부 보다는 사익추구 여부에 더 촛점을 맞춘 유권해석을 내렸습니다.

법이 완벽하지 못하고 일반적이고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향이 있기때문에 이를 구체적인 사건에 적용하여 집행하기 위해서는 유권해석이라는 과정을 거치게됩니다. 미국의 경우 과거 인종차별금지에 관한 연방수정법이 있었음에도 이를 북부와 남부의 주들이 각기 다른 유권해석을 함으로 남부에서는 그 차별이 더 극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남부의 사업가들이 북부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이런 악의적인 해석이 북부에 까지도 장기간 미치게 되었고 여성차별의 경우도 법은 그 차별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점차 수정되어 왔으나 유권해석은 이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차별적 관습은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이처럼 법이 잘 갖춰져 있어도 기득권의 정서와 국민상식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여 법적용이 보수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하여 또는 부패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법을 어거지로 교묘하게 만들어 합법적으로 불의를 자행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악법도 법이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잘못 알려진 소크라테스는 악법에 의한 폐해를 악법에 의한 순교를 통해 고발했습니다.

영화를 통해 잘 알려진 바대로 마피아 조직은 유능한 변호사없이는 하루도 조직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한때 에드먼튼 한인회에도 전속 변호사가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시기는 회장선거시 캘거리에서 유학생과 운동부 청년들을 동원하던 시기와 겹치고, 자동차 복권을 도난당한 시기와 겹치며, 제2의 한글학교를 세우고 회장의 누님을 학장으로 임명하여 정부지원금을 횡령하고 한인회 예산을 거덜나게 했던 시기와 겹치며, 어용이사회에 의해 한인회장이 불법적으로 3차례나 연임되던 시기와 일치합니다.

아마추어 사기꾼은 법을 어기다가 법의 심판을 받으나 노련한 사기꾼은 법을 교묘히 악용하여 법망을 피해갑니다. 하지만 고단수의 프로 사기꾼은 비영리단체나 자선단체의 법을 어거지로 개정하여 떳떳하게 합법적으로 사익추구를 합니다. 후자의 죄질이 가장 나쁜 이유는 앞으로 그 악법을 통해 뻔뻔한 사기가 대를 이어 거침없이 전수될 수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런 커뮤니티 하에서는 법치가 양아치로 변질될 수 밖에 없습니다.

4. 심연으로 부터 나온 날카로운 감각

명품 도자기를 고르는 방법은 어떤 흙을 몇 도에서 구웠는지 심층분석하여 판별할 수도 있으나, 훌륭한 도공은 직접 도자기를 던져서 깨지는 지를 확인합니다. 우리의 공익과 한인커뮤니티의 자존감을 위해 법치에만 안주하는 부드러운 감각을 초월하여 심연에서 우러나온 결단을 실천하는 날선 감각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도자기를 제작하는 과정을 상세히 파악하는 것이 방해를 받고 어거지 법개정을 통한 교묘한 사익추구가 횡행한다면, 우리는 숙련된 도공 처럼, 세금 등 공공의 재화를 이용하여 운영되는 커뮤니티나 비영리단체들에 대한 우리의 알권리를 적극 행사하여, 법치를 악용하여 양아치 처럼 운영되는 단체가 있는지 조사하고 의혹이 있다면 과감히 던져보고, 만일 깨지는 도자기와 같은 불량품이 있다면, 그로인한 부정부패가 우리의 후배들에게까지 전수되는 일이 없도록 이를 감시하고 이에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만 합니다.

5. 타작하는 소와 농장을 망치는 멧돼지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일에 아마추어이지만 저들에게는 그들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우리를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비영리단체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를 자세히 알아야 합니다.

성서에 "타작하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라" 는 기록이 있습니다. 교회는 이를 "성전에서 일하는 자의 기본적인 생활권을 보장하라" 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이는 공직에 있는 사람들로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밭을 가는 소나 사제, 공무원들은 풀타임잡이지만 비영리단체의 이사나 임원들은 이와 다릅니다. 물론 자원봉사를 하는 과정에서 마땅히 교통비나 식비 등을 실비 보상받아야 하고 도움을 준 자원봉사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배푸는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수증을 위조하고 부실공사 등을 통해 거금의 공금을 횡령하는 등의 비리는 처벌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비리로 결탁된 소수의 패밀리로 은밀하게 이사회가 구성되고 이들이 임원을 돌아가면서 승계하는 단체는 그런 비리를 외부에서 아무도 확인 할 수 없습니다.

많은 구성원들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만일 그러한 일이 일어난들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나? 우리에게 무슨 피해가 있나?" 이런 태도로  냉소를 짓는 경우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단기적, 경제적 논리로는 이런 반응에 아무런 오류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리로 점철된 단체가 우리의 커뮤니티에서 활개를 치는 동안 많은 순수한 자원봉사자들은 비리에 영합하거나 절을 떠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게됩니다. 결국 순수한 자원봉사활동은 사라지고 생계형 운영자와 그들이 흘린 떡고물을 받아먹는 개들만 남게 될 것입니다. 결국 비영리단체에대한 오명으로 인해 점점 자원봉사자들의 설 자리는 없어지고 냉소와 불신의 확장으로 한인 공동체는 약화되며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긍지는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  

6. 위기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농장을 파괴하는 멧돼지는 타작하는 소와 똑같은 대우를 받을 수 없습니다. 공동체를 파괴하는 멧돼지는 먼 숲으로 몰아내야합니다. 이런 일은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떼로 몰려다니는 멧돼지라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 코로나 공중보건 위기와 돼지열병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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